sllde1
slide2
slide3
slide4
2019.08.07 03:40

영혼나무/홍은택

조회 수 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혼나무

― 루앙프라방 1

 

 

시엥 통 사원 ㅅ자로 뾰족하게 솟은 지붕 밑

노을 받아 빛나지 않아도 늘 짙은 노을빛

서쪽 외벽을 가득 채운 나무 한 그루

색색으로 박아 넣은 유리조각 거울들이 모여

둥치로 서고 가지로 뻗고 잎새로 핀 그 나무

그 나무를 나는 영혼나무라 부르기로 한다

나무는 땅이 하늘에 쓰는 시*라 했지

중력으로 나뭇잎 하나 떨구지 않고

그림자도 없이 허공에서 훨훨 자유롭다

 

스님들이 저녁 햇살 부서지는 사원 뜨락을 오간다

주황 가사로 영혼을 감싼 나무들

주지 나무, 상좌 나무, 동자 나무…

부겐빌레아가 붉은 꽃을 매달고

오고 가는 나무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내가 나무인 줄도 모르고 왔다가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사원 문을 나선다

해는 이미 졌는데 내 영혼이 노을빛으로 빛난다

희미한 빛 그러나 스스로 빛나는

 

호박색 등불이 켜지는 거리

상점에서 나무들이 걸어 나오고

식당으로 나무들이 걸어 들어간다

시장 좌판에 앉아서 소리치는 나무들

담벼락에 기대어 멍때리는 나무들

거리는 온통 환한 숲속이다

한 그루 나무가 된 나는 아니 원래 나무인 나는

거리의 숲속으로 느릿느릿 걸음을 옮긴다

영혼나무에도 그늘이 질까

곰곰 생각에 잠기는 황혼 무렵이다

 

*칼릴 지브란

홍은택 ㅣ

1999년 《시안》 등단. 시집 『통점(痛點)에서 꽃이 핀다』 『노래하는 사막』이 있음.

[출처] 영혼나무 ㅡ 홍은택 시인[공정한시인의사회201903]|작성자 공시사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 돌이 기르는 사내/남길순 anonymous 2019.09.17 0
58 숲에서 온 어둠 외1/김황흠 anonymous 2019.09.17 0
57 외등/김황흠 anonymous 2019.08.07 3
» 영혼나무/홍은택 anonymous 2019.08.07 3
55 깃털로 버려두고/이정모 anonymous 2019.08.07 3
54 도시의 귀/이서화 anonymous 2019.08.07 4
53 세설원 / 박재연 anonymous 2019.08.07 2
52 굴절을 읽다-이서화 file anonymous 2019.06.11 9
51 소중애 작가님의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file anonymous 2019.06.11 8
50 하루 삯/이서화 anonymous 2019.06.11 35
49 가우도에서 문득 광주를 생각하다/김규성 anonymous 2019.06.11 7
48 소중애 작가 소천문학상 수상 file anonymous 2019.05.07 11
47 글을낳는집 입주 작가들의 북콘서트 file anonymous 2019.04.27 19
46 도란도란 북 콘서트”가 오는 4월 24일 오후 7시 30분부터 열린다. anonymous 2019.04.27 16
45 평생 보았던 anonymous 2019.04.16 15
44 대지에 ‘생명력 불어넣는 시인’ 될터-광남일보 anonymous 2019.03.19 7
43 자리/김규성 anonymous 2019.01.08 19
42 우리나라 최초 5행시집 조만간 펴낼 예정-이구락 시인 anonymous 2019.01.08 4
41 안수자 작가 <<단자요>> file anonymous 2019.01.08 22
40 입주작가 작품 시리즈-드들강 편지/김황흠 file anonymous 2018.12.06 1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