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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7 03:29

도시의 귀/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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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귀

 

이서화

 

 

 

 머릿속이 하얗다는 것은

달하나 떠 있기 때문이다

반듯하게 혹은 모로 누워도 여전히

머릿속이 하얗고 달은 기울어서 멈추었다

굳어진 머리는 푸른빛을 거둔 지 오래다

머리를 감아도 밥을 먹어도 하얗다

어두운 밤 검은 도로를 질주하는 굉음은

잡을 수도 찾을 수도 없는 소문 같다

콘크리트 바닥처럼 딱딱한 말들이

걸음도 없이 또각또각 걸어간다

차들의 긴 꼬리가 너무 빠르다

도시의 귀는 이미 막혔다

모든 사람 제 말만 떠들 뿐 들으려 하지 않는다

얼굴을 모르는 말들이 하얗게 떠 있는 밤

선술집 네온사인 간판처럼 깜빡이는 말들이

쉽게 꺼지지 않는다

출처도 없는 말을 듣고 속이 불편하다

불같은 연소가 뿜어내는 매연이 맵다

어둠은 가로수 잎 사이로 스며들고

묵비권에도 요동치는 파동이 인다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로

세상을 바라보면 구겨버리고 싶은 백지다

해명 하나를 들고 걷는 걸음은 어디에도 맞지 않는다

그때 가만히 생각을 들여다보니

낮달 하나 떠 있다

점점 부풀어가는 낮달이 허락도 없이 떠 있다

달을 굴려보지만

각진 모양으로 어디로도 굴러가지 못한다

잠시 귀도 닫고 낮달을 끄고 싶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6월호 발표

 

이서화 시인

 

1960년영월에서 출생. 상지영서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2008년 《詩로 여는 세상》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굴절을 읽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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